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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 기업가치 상승 vs. 공정성 논란

최광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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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과 바이오시밀러/신약 개발 사업을 분할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기업가치 극대화라는 목표 하에 내려진 것으로 보이나, 동시에 공정성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주목받는 CDMO 업체로 성장해왔다. 화이자, MSD 등 세계적인 제약사들과 계약을 체결하며 생산 역량을 확보해왔지만,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 사업을 병행하면서 발생하는 이해 충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 경쟁 제약사에 대한 기술 유출 가능성 등의 우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 확대에 걸림돌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할 방안을 통해 각 사업 분야를 명확히 구분하고자 한다.

 

분할 이후,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회사로 전환되어 생산 능력 강화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반면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신약 연구에 주력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분할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삼성측의 주장은 설득력을 지닌다. CDMO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 분야 역시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분할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성 논란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은 기존 고객사와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할 후, 삼성바이오에피스홀딩스가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존 CDMO 사업 고객사들과의 경쟁 관계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기존 고객사들에게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분할 과정에서 이러한 공정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할은 단순한 기업 구조 조정에 그치지 않는다. 바이오 기술 분야의 경쟁 심화 속에서 기업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분할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성 문제는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투명하고 정당한 방식으로 분할이 진행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최광숙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