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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의 사談진談/송은석]내 편 아니면 적이 되는 세상… 위협받는 취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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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의 사談진談/송은석]내 편 아니면 적이 되는 세상… 위협받는 취재 현장

June Juni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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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Junie
June Junie Main Admin

2024년 개봉한 영화 ‘시빌 워’는 대통령의 3선 독재로 내전이 발생한 가상의 미국이 배경이다. 주인공인 종군기자들은 대통령을 취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워싱턴으로 향한다. 취재 도중 맞닥뜨린 한 군복을 입은 남자가 기자들에게 총구를 겨누며 질문한다. “너는 어느 쪽 미국인이야?”

내 편이 아니면 적이 되는 세상. 바야흐로 분열의 시대다. 최근 한국은 계엄령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탄핵 찬성과 탄핵 반대, 둘로 나뉘었다.

1월 열린 윤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가던 필자를 한 중년 남성이 막아섰다. 남성은 사진 취재용 사다리에 부착된 회사 스티커를 보고 다짜고짜 욕을 하기 시작했다. 동아일보가 보도를 똑바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남성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넘어졌다. 청바지 무릎 부분에 피가 스며들었다. 뒤에 있던 타사 기자가 괜찮냐고 물었다. 기자라는 이유로 공격당했다는 사실에 몸보다 마음이 아팠다.

June Juni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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