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차 확대 대신 넥쏘 후속에 ‘선택과 집중’

지난달 31일 현대모비스로부터 수소연료전지 사업과 관련된 유형자산 및 무형자산을 양도받은 현대차가 넥쏘 후속 모델을 2025년까지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 현대차는 아직까지 다른 승용 수소전기차 출시 계획을 전하지 않았는데 당분간 넥쏘에 선택과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9일 현대모비스로부터 국내 수소연료전지사업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고 선언함과 동시에 연구개발(R&D) 본부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 내 ‘수소연료전지 공정품질실’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또 2025년 넥쏘 후속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하지만 현대차는 아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제네시스 수소전기차 개발과 스타리아 수소전기차 출시 가능성 등에 대해 어떠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당분간 넥쏘 기반의 승용 수소전기차 개발에만 전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차는 이날 미디어에 배포한 수소 관련 사업 전략을 통해 “발전, 트램, 항만, AAM(항공 모빌리티) 등 비차량 분야에서도 사업 다각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도 새로운 수소전기차 개발 대신 포괄적인 범위의 수소사업에 더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사명감을 가지고 수소 사업에 임하고 있다”며 “수소 생태계 리더십 확보를 위한 그룹사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자원순환형 수소생산, 기술개발, 상용차 확대를 지속 추진해 수소사업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승용 수소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이유는 내수 판매, 수소충전소 운영 현황 등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판매 실적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넥쏘의 누적 판매량은 1169대로 전년 누계 대비 55.4%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편의사양을 강화한 ‘2024 넥쏘’를 출시하고 정부도 올해 승용 수소전기차 국고보조금을 지난해와 같이 2250만원으로 설정하는 등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날 기준 전국 176곳에 위치한 수소충전소의 평균 충전 가격은 ㎏당 9861원으로 9299원이었던 지난해 2월 대비 6% 인상됐다. 총 6.33㎏의 넥쏘 수소탱크 용량에 수소를 가득 채우면 소비자들은 평균 6만2420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경북(1만475원), 부산(1만1200원), 대구(1만400원), 인천(1만175원) 등의 수소충전 평균 단가가 ㎏당 1만원을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 성격이었던 ‘HTWO’를 수소 밸류체인 브랜드로 확장시켰다.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등 모든 단계에서 고객 특성에 맞는 최적화된 패키지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 전략이 치솟는 수소 충전 가격을 안정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