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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투자 열풍, 주식·암호화폐 투자앱 인기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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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투자 열풍, 주식·암호화폐 투자앱 인기 고공행진

최영민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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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이 모씨(29)는 지난해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에 입문했다. 주변 지인들의 투자 성공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긴 데다, 투자가 ‘내 집 마련의 유일한 길’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씨는 출퇴근 시간에 틈틈이 투자 관련 책을 읽거나 영상을 시청하며 금융지식을 쌓고 있다. “주식이나 암호화폐가 폭락할 때마다 조금씩 매수하는 편이라 아직까지 큰돈을 투자하진 않았다”고 말하며 “시장을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면 빚을 내서라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투자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졌다.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 등 분야를 막론하고 투자 시장의 열풍을 이끈 주역은 2030세대다. 이들은 빚투(빚을 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도 불사하며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였다. 팬데믹 이후 더 심해진 미래 불안정성을 대비하려는 심리가 강화돼 ‘무리를 해서라도 투자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젊은층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큰 종잣돈이 필요한 부동산에 비해 보다 적은 금액으로 시작할 수 있는 주식과 암호화폐에 2030의 관심이 쏟아졌다.

주식, 암호화폐 투자 시장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티디아이, 대표 이승주)가 이용자가 많은 주식 투자앱(키움증권 영웅문S, 삼성증권mPOP, 한국투자증권)과 암호화폐 투자앱 (업비트, 코인원, 빗썸)을 통합해 주식·암호화폐 투자앱 이용 현황은 어떠한지 살펴봤다.

주식·암호화폐 투자앱 중 ‘업비트’ 수요 증가율 압도적 1위


주식·암호화폐 투자앱은 1년 사이 얼마나 수요가 늘었을까? TDI(티디아이)의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Data Dragon)을 활용해 작년 동월 대비 올해 1월 주식·암호화폐 투자앱 설치자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업비트 645.5%, 코인원 364.7%, 빗썸 199.2%, 한국투자증권 181.0%, 삼성증권mPOP 146.4%, 키움증권 영웅문S 39.2%로 전반적으로 모두 수요가 폭증했다.

흥미로운 점은 플랫폼 설치자수 증가율 Top3 모두 암호화폐 투자앱이라는 것이다. 최근 1년 동안 주식 시장에 비해 디지털자산 시장에 유입된 투자자가 더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과 달리 24시간 시장이 움직이고, 투자금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암호화폐 시장의 매력으로 작용했다. 한편, 주식 투자앱 중 플랫폼 설치자수 1위(2022년 1월 기준)인 영웅문S는 기존에 많은 고객을 확보한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6개의 투자앱 중 가장 돋보이는 플랫폼은 단연 ‘업비트’다. 주식, 암호화폐 투자앱 통틀어 압도적인 설치자수 증가율을 보인 업비트는 2017년 10월에 출시된 암호화폐 거래소다. 2014년에 출시된 코인원, 빗썸에 비하면 후발 주자이지만 다양한 장점으로 업계 1위 자리를 꿰찼다. 초보 이용자도 쉽게 적응하는 편리한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자 경험), 적극적인 투자자 보호 등 강점을 바탕으로 꾸준히 고객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50대 이상도 암호화폐 투자에 적극적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030의 주식 보유 잔액은 2019년 말(14조원)에서 2021년 말(39조원)까지 2년 만에 178% 증가했다. 50대 108%, 60대 95%로 기성세대의 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암호화폐 거래소(코빗·코인원·업비트·빗썸) 투자자 현황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1~6월 동안 개설된 신규 계좌 가운데 2030이 차지한 비율은 전체의 63%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암호화폐 시장에 어느 세대보다 적극적인 2030세대.

주식·암호화폐 투자앱 설치자 연령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2030의 활약이 돋보인다. 업비트, 코인원, 빗썸,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mPOP, 영웅문S의 2030세대 평균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점은 암호화폐 투자앱에서 50대 이상의 점유율이다. 디지털자산의 거래 규모가 코스피를 뛰어넘고, 대선주자들이 경쟁적으로 암호화폐 투자 공약을 내세우는 등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지만 보수적인 투자자 입장에서 암호화폐는 여전히 낯선 투자 시장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업비트, 코인원, 빗썸의 50대 이상 세대의 평균 점유율은 약 25%로, 중장년층의 디지털자산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으로 금융시장이 공포에 휩싸였다. 주식, 암호화폐 시장은 크게 출렁거렸고 투자자들의 한숨도 깊어졌다. 특히 대출을 활용해 투자했거나, 시장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투자자라면 더욱 혼란스러울 것이다. 당분간 변동성이 불가피해 보이는 투자시장, 섣부른 투매보다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정세, 금리 인상 이슈 등 장세를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최영민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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