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스타일이 다시금 돌아왔다!
지난 30년간 이 스타일의 부활을 주도한 인물들이 이야기하는 보호 시크 트렌드에 대하여.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리사 보넷(1988), 캐머런 디아즈(2002), 시에나 밀러(2004), 나오미 캠벨(2004), 패리스 힐튼(2004), 케이트 모스(2005), 미샤 바튼(2005), 니콜 리치(2006), 케이트 허드슨(22009), 리야 케베데(2014), 레이첼 조(2015), 조이 크래비츠(2015), 비욘세(2016), 벨라 & 지지 하디드(2017), 메리-케이트 올슨 & 애슐리 올슨(2017), 제니퍼 로페즈(2000), 플로렌스 웰치(2023)
보헤미안 스타일은 1969년 칸 해변에서 흰색 크로셰 크롭트 톱과 청바지를 입은 제인 버킨으로부터 시작된 게 아니었을까. 아니면 같은 해 우드스톡에서 화려한 베스트와 비즈를 두른 히피들로부터 비롯되었을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1970년대 로큰롤을 배경으로 한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2000년)에서 페니 레인 역을 맡은 케이트 허드슨이 시어링 칼라 코트와 페전트 블라우스 차림으로 보헤미안 스타일의 붐을 다시 일으켰다는 것이다.
동시대의 관점에서 보헤미안 패션의 기원은 분명치 않다. 프랑스어 ‘보헤미엔(bohemien)’이라는 단어가 유래된 로마니(Romani)족의 유목 생활을 참고할 뿐이다.(사실 이는 잘못된 유래로, 로마니족은 체코 보헤미아 지역 출신이 아니다.) 그러나 보헤미안 스타일은 ‘누구나 보면 알 수 있는’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올모스트 페이머스> 속 페니 레인으로부터 시작돼 미국 드라마 <The O.C.>의 미샤 바튼(마리사 쿠퍼 역)과 <가십걸>의 블레이크 라이블리(세레나 반 데르 우드슨 역)가 이어받으며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다. 당시 셀러브리티 스타일은 실시간으로 기록되는 새로운 미디어 형식인 블로그를 통해 유행으로 이어지곤 했다. 그중에서도 보헤미안 스타일이 대중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때는 커다란 선글라스를 즐겨 썼던 니콜 리치, 스카프 헤어밴드, 튀르쿠아즈와 자수를 새긴 앙글레즈를 착용했던 메리-케이트 올슨과 애슐리 올슨, 그리고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을 비롯해 어떤 장소에 등장하든지 간에 잊을 수 없는 보헤미안 스타일을 선보였던 케이트 모스가 활동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지금, 이 보헤미안 스타일이 다시 돌아왔다. 대표적인 예로 2024 F/W 컬렉션에서 보디가 비칠 정도로 얇은 프릴 레이어 룩을 선보인 끌로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체메나 카말리(Chemena Kamali)가 있다. 과거 보헤미안 패션의 인기와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21세기 보헤미안 시크에 일가견이 있는 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셀러브리티와 이야기를 나눴다.
안나 수이(ANNA SUI, 디자이너): 2000년대가 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브 생 로랑은 히피와 포토벨로 로드, 런던 사람들이 옷을 입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모두가 포토벨로 로드로 가서 오래된 벨벳 조각이나 옛날 의상을 구입하기 시작했죠. 옷을 입는 방식에 있어 대단한 혁신의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레이첼 조(RACHEL ZOE, 스타일리스트): 2000년대 초반의 첫 불꽃은 끌로에의 피비 파일로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쿨한 소녀 느낌 보헤미안 시크의 여왕은 스텔라 매카트니였어요. 당시 LA에 있는 그녀의 매장에 가서 매일 고객을 위해 옷을 골랐던 기억이 나네요. 이자벨 마랑도 놀라웠으며, 구찌의 톰 포드도 그랬죠. 저에게 톰 포드는 섹시한 보헤미안 글래머의 상징이었어요.
트레이시 페이스(TRACY FEITH, 디자이너): 90년대 패션 무브먼트의 딱딱함에 대한 반발이 있던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과 비슷하게, 사람들은 딱딱하거나 실용적인 것을 원하지 않았죠. 누군가와 똑같아 보이지 않는 것을 원했고, 부드러운 것을 원했습니다.
에릭 데이먼(ERIC DAMAN, <가십걸>의 의상 디자이너): 당시 보헤미안 스타일의 첫 기폭제는 제니퍼 로페즈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입었던 베르사체 드레스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초기의 불꽃이자 다가올 일의 전조처럼 느껴졌죠.
케이트 허드슨(KATE HUDSON, 배우): 2000년대 초반은 소셜미디어 이전 시기였고, 파파라치 블로그의 붐이 일어난 시기였어요. 잡지를 보는 대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었죠. 당시 보헤미안 스타일은 하나의 바이브로서 인정받았지만, 그 원인에 있어 <올모스트 페이머스>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 시기의 사진들을 보면 사람들이 스트리트 포토를 위한 스타일링을 하지 않아서 더욱 실제 보헤미안 스타일처럼 보이죠. 스타일리스트나 핀터레스트 보드가 없었기 때문에 거리에서 사진을 찍기 위한 스타일이 아닌 진정한 개인 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보헤미안 스타일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알렉산드라 웰커(ALEXANDRA WELKER, <The O.C.> 시즌 1 의상 디자이너): 보헤미안 시크 스타일을 생각할 때 시에나 밀러를 빼놓을 수 없어요. 그녀는 그야말로 보헤미안 여성이었어요. 프린지와 행커치프, 실크 같은 부드러운 원단 등 그녀가 즐겨 사용했던 모든 요소가 사랑스러워요. 저는 기본적으로 로큰롤 스타일을 좋아해요. 재니스 조플린, 스티비 닉스 그리고 플로렌스 앤 더 머신까지. 클래식 로큰롤 룩은 언제나 매력적이죠.
조: 저는 케이트 모스와 시에나 밀러 같은 사람들이 떠오르네요. 그들은 일종의 런던 잇 걸 그룹이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케이트 허드슨이야말로 진정한 보헤미안 소울 메이트였고, 지금도 그래요. 레드 카펫 위에서도, 일상에서도 케이트는 그녀 자신이거든요. 저는 그녀가 영원한 페니 레인일 거라고 말하곤 하죠.
허드슨: 솔직히 말해서, 저에게는 늘 케이트 모스였어요. 그녀는 항상 저의 스타일 아이콘이었죠. 저는 지금도 페니 레인보다 훨씬 더 화려한 옷을 입는 편이에요. 스팽글과 액세서리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가방을 세 개나 들고 있어도 행복할 수 있어요. 한번은 비행기에서 막 내렸을 때 엄마가 저를 보더니 “주얼리를 더 많이 몸에 걸 수 있는지 궁금하구나”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제가 스스로를 보면서 “세상에, 나 정말 복잡해 보이네”라고 생각했죠.
데이먼: 글래스턴베리에서의 시에나 밀러와 케이트 모스. 그 이미지는 스타일링 면에서 매우 강렬했어요. 그 룩은 패리스 힐튼과 할리우드 소녀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쥬시(Juicy)와 본 더치(Von Dutch)의 로고 마니아를 런던의 시크한 로커 보헤미안 스타일로 완전히 변신시켰죠. 케이트가 그렇게 했을 때, 저는 그 분위기를 세레나 스타일에 반영했어요. 필립 림과 알렉산더 왕 그리고 베나 카바(Vena Cava), 그들 모두 보헤미안 룩에 중요한 역할을 했죠.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디자이너): 저에게 있어 보헤미안 스타일은 여행하면서 다양한 것을 수집하고 매칭하는 여성을 의미해요. 그들은 자신의 취향을 잘 아는 여성들이에요. 케이트 모스가 좋은 예죠. 그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타일을 조합할 때, 그것은 자유를 의미해요. 당시 제가 이러한 움직임의 선두에 있었다고 느껴요. 그것은 제가 항상 스스로를 꾸며왔던 방식이거든요.
웰커: 마리사 캐릭터를 통해 저는 그녀가 궁극적인 인사이더였지만 외부인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그녀를 남부 캘리포니아의 전형적인 십대 소녀로 보이게 하면서도, 동시에 독특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초기 목표였죠. 당시 유행하던 보헤미안 스타일은 정말로 멋진 아이템을 탄생시켰어요. 재미있게도 지난 1년 동안 당시에 성장기를 보냈던 젊은 여성들로부터 드라마에 등장했던 보헤미안 룩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메일을 많이 받았어요.
허드슨: <패션 폴리스(Fashion Police)>가 한창 유행할 때, 옷을 잘 입은 사람과 못 입은 사람을 평가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마다 저는 “이해가 안 돼. 이건 단순한 표현일 뿐인데”라고 생각했죠. 보헤미안 패션이 좋은 이유는 그 자체로 개인적인 무언가를 깊게 표현하기 때문이에요. 그것은 단순하게 외모나 외형적인 모습에 대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이거든요.
조: 저는 그것이 일종의 정신적인 것, 여성이 자신을 표현하는 전반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옷, 보석, 선글라스, 가방 같은 것들은 그 사람을 위한 장신구일 뿐이에요. 제가 니콜 리치, 린제이 로한, 미샤 바튼을 스타일링할 때 동시에 키이라 나이틀리, 살마 하예크 피노, 제니퍼 가너, 에바 멘데스도 스타일링했는데, 일부는 그런 스타일과 맞지 않았어요. 당시 저는 보헤미안 스타일이 어울리지 않는다면 절대 입히지 않으려고 했어요. 중요한 것은 스타일링하는 사람이 가장 진정성 있게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것이거든요.
데이먼: 밴디지 드레스도 중요한 요소였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받아들이는 것과 관련이 있죠. 보헤미안 시크가 모두 낮게 걸친 벨트와 페전트 블라우스만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때로는 “뭐든 상관없어. 오늘은 굵직한 팔찌를 여섯 개나 끼고 나가서 멋지게 살아보자”라는 태도를 가지는 거죠.
안나 수이: 보헤미안 감성에는 일종의 탐닉이 있다고 생각해요. 마치 판타지를 사는 것 같고, 드레스업 놀이를 하는 것과 비슷하죠. 이제는 스포츠 룩, 차분한 럭셔리, 여성복에 남성복을 접목한 스타일을 거친 후 다시 부드러운 요소를 되찾을 때가 온 것 같아요. 갑자기 모두가 훨씬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원하고 있다고 느껴요. 최근에는 그런 것이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모든 것이 너무 딱딱하고 평범해졌죠.
이자벨 마랑: 제가 관찰한 바로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빈티지를 구매하고 있어요. 제가 보는 인스타그램 사용자 중 이 트렌드를 따르는 사람들은 거짓 필터나 다듬어진 모습만을 보여주는 사람들보다 흥미로워요. 우리는 여성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위해 오랫동안 싸워왔는데, 제가 보는 이미지는 우리가 싸워온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들이에요. 마치 플라스틱 인형같이 느껴져요. 전혀 신선하지 않아요. 저에게 보헤미안은 태도, 강인함, 그리고 스타일을 조합하는 방식에서 나오는 힘입니다.